<다크호스>

내가 해온 피벗(pivot)과 앞으로 하게 될 피벗에 용기를 주는 책이다.

나를 방목형으로 키우셨음에도, 대기업 퇴사에는 유독 강하게 반대하셨던 어머니가 왜 그러셨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어머니는 표준화 시대를 살아오셨고, 표준화 시대의 성공 방법은 묵묵히 버텨서 사다리를 오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서 표현하는 충족감(fullfillment)을 느끼는 삶에 꽤 많이 공감했다.
충족감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인데, 서울대-대기업으로 이어진 나의 사다리는 나의 충족감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선택이었다.
와이프를 제외한 주변 모든 사람들은 내가 표준화 시대의 광전사처럼 사다리에서 묵묵히 버텨주기를 바랐지만, 나는 사다리를 걷어 차버렸다.

그 결과, 어떤 일(개발)에 깊이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충족감을 곧잘 느끼게 되었다.
그 전까지의 나는 그저 돈을 많이 벌고 싶었지만, 충족감을 느낀 이후로는 내 인생의 우선순위에서 돈은 추락했다.
표준화 시대의 사다리를 걷어 차고, 돈을 좇지 않게 되면서 진정한 내 인생을 사는 느낌이다.

물론 나의 피벗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밑줄 친 문장들

  1. 우리 대다수는 남들 모두에게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면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개인적 충족감과 스스로의 결정에 따른 성취감을 성공 기준으로 여기고 있는 셈이다. (p.24)
  2. 우리가 어렵게 일궈낸 성공은 게임의 규칙을 깨뜨린 결과였다. 우리가 게임의 규칙을 깬 것은 저항심이나 오만함에서 벌인 일이 아니라 그야말로 불가피한 일이었다. (p.26)
  3. 다크호스들은 공통적으로 충족감(fullfillment)을 느끼며 산다는 것이다. (p.29)
  4. 우리는 흔히 직업에서 대가의 경지에 이르면 그 결과로서 행복을 얻는다는 식으로 생각한다. (p.31)
  5. 우수성을 추구하면서 그 결과로 충족감을 얻게 됐다는 점이 아니다. 충족감을 추구하면서 그 결과로 우수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p.32)
  6. 다크호스들은 어떤 일에서 우수해짐으로써 충족감을 느낀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일에 깊이 몰입하면서 충족감을 느꼈다. (p.33)
  7. 개인화된 성공이란 충족감과 우수성을 모두 누리는 삶이다. (p.34)
  8. 세계 최고가 아닌 최고의 당신(the best version of yourself) (p.36)
  9. 거대 조직을 지휘하는 사람들은 너무 관념적인 전망에 빠져 실제 인간의 본질을 잊은 채 시스템을 사람들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시스템에 맞추려 들기 십상이다. - 버트런드 러셀 (p.39)
  10. 성공하고 싶다면 한 가지 일에 진득이 매달려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충고도 자주 들었다. 하지만 잉그리드는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다 홍보회사에 다니던 중에 진짜 문제는 단순히 근면함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본질적 문제 같았다. (p.42)
  11. “저는 늘 똑바로 앞만 보고 걸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면 저에게 잘 맞는 진로를 찾게 될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앞만 보고 정진하는 데도 자꾸만 이 길은 아닌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p.42)
  12. 우리는 제일 먼저 노동을 표준화했다. 뒤이어 학습을 표준화했다. 또 그 뒤에는 표준화된 작업장을 표준화된 교육기관과 접목시켜 표준화된 커리어를 세워놓았다. 그런 식으로 유치원 문턱을 넘어선 첫날부터 은퇴하는 날 아침까지 인생행로가 표준화되면서 이제 인간의 삶은 완전히 표준화되고 말았다. (p.51)
  13. 표준화 계약에서는 직업적 우수성을 얻으려면 오랜 시간 착실히 걸어가야 한다는 미명하에 열망을 억누르고 자신의 행복을 뒤로 미루라고 강요하면서 그런 처신이 분별 있는 행동인 것 처럼 내세운다. 표준화 계약하에서는, 행복이란 열심히 노력해서 끝까지 버텨낸 것에 대한 보상이다. 변덕을 부려 충족감을 추구하고자 일직선의 길을 포기하려는 생각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방종이자 무모한 짓으로 비쳐진다. 마땅한 의무를 다하기도 전에 행복을 기대하는 이들을 저 혼자 잘난 척하는 사람이나 응석받이라고 비웃는다. 최악의 경우엔 세상 물정 모르는 신세대로 치부한다. (p.55)
  14. 당신이 구불구불 굽은 길로 가기로 마음먹는다면 어쩔 수 없이 그런 냉소적 반응에 부딪히게 된다. 당신을 누구보다 아끼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그렇게 반응하는 이유는 당신이 순응자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 아니다. 당신의 선택이 세상사에 대한 자신들의 기본 인식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당신이 성공하길 바라면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성공 방법은 표준 공식에 따라 목적지를 의식하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끝까지 버티는 길밖에는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p.58)
  15. 터닝포인트에 이르게 된 사람은 누구든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그냥 더 열심히 노력한다면 마침내 어려운 고비를 헤치고 성공하게 될 것이라고 여기는 척할지… 아니면 표준화 계획을 깰지 정해야 한다. (p.58)
  16. 다크호스들은 결정할 때 얼마나 돈벌이가 될지 어느 정도나 실력을 쌓게 될지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의 개개인성과 잘 맞는 기회를 포착하여 그 기회를 붙잡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남들이 강요하는 자아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아상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p.68)
  17. 충족감을 얻고 싶다면 남들이 강요하는 열정이 아니라 당신의 항해에서 순풍을 타게 할 열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p.93)
  18. “생계를 저의 본성과 정렬시킬 방법을 마침내 찾아낸 셈이죠.” (p.98)
  19. 다크호스들은 열정이 좇아갈 대상이 아니라 설계 가능한 대상임을 깨우쳐 보여준다. 열정 설계에서 관건은 내면에서 가장 뜨겁게 불타오르는 하나의 동기를 좇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여러 다양한 동기를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p.111)
  20. 컴퓨터 분야에 쏠리는 열정에 맞춰 삶을 고착화 할 경우, 다시 말해 컴퓨터 산업에서 표준화된 성공으로 올라서는 사다리를 충분히 밟아 올라갈 경우엔 어느 날 컴퓨터 앞에 앉아 하는 활동에 별 흥미가 끌리지 않게 되더라도 표준화 계약에서는 간편한 해결책을 전혀 제시하지 못한다. (p.113)
  21. 운명은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성취하는 것이다. -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p.115)
  22. “우리 업계에서 성공한 사람들도 다들 얼마간은 걸었어요. 그러다 마침내 차를 얻어 탔지만 그런 도움을 받은 이유는 누군가 걷고 있는 우리를 보았고, 사람은 누구나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엄지손가락만 내밀고 우두커니 서서 태워주길 기다리는 자세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요.” (p.136)
  23. 대체로 우리는 우리의 뇌가 가장 잘하는 것이 뭔지 조금도 모른다. - 마빈 민스키 (p.163)
  24. 선천적 소질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기 극히 힘들다. 확실히 알아볼 방법은 딱 하나, 직접 해보는 것뿐이다. (p.177)
  25.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수행할 기회를 잡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을 여는 열쇠다. - 존 듀이 (p.244)
  26. “제가 살면서 아주 큰 도움을 얻었던 한 가지를 꼽자면, 목적지를 의식하지 않고 새로운 선택들에 마음을 열어놓았던 자세였어요.” (p.345)